검색결과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진흙발자국'

    최창균(1960~ ), '진흙발자국' 부분 드디어 진흙발자국이 꽝꽝 얼어붙었다 진흙이 입 벌려 발자국 꽉 물고 있는 것처럼 나는 아픈 발자국 진흙에 남겨 놓고 걸어나왔다 돌이켜보니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11 18:21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손톱 발톱 머리카락 털'

    이희중(1960~ ), '손톱 발톱 머리카락 털' 전문 내가 살아 있구나 손톱이 자라고 몸이 무언가 하고 있구나 발톱이 자라고 쓸데없이 자라고 빠지는 것들 저희들끼리 몰래 자라고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10 18:37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산수화'

    허수경(1964~ ), '산수화' 전문 그 어디멘가 마을 복사꽃들 사이 저 포크레인 가네 꽃들 연한 살을 순하게 따먹는 저 포크레인 마치 봄두렁에 황소 한 마리 노랑나비 달고 다복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06 17:15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손'

    최하림(1939~ ), '손' 전문 유리창으로 넘어온 햇살이 사기그릇에 찰랑찰랑 넘칩니다. 한 손이 조심스레 사기그릇을 들고 방 가운데 섭니다 사기그릇 속의 햇살은 사기그릇과 햇살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04 18:16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파문'

    권혁웅(1967~ ), '파문' 전문 오래 전 사람의 소식이 궁금하다면 어느 좁은 집 처마 아래서 비를 그어보라, 파문 부재와 부재 사이에서 당신 발목 아래 피어나는 작은 동그라미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03 18:09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물새 발자국 따라가다'

    손택수(1970~ ),'물새 발자국 따라가다' 전문 모래밭 위의 무수한 화살표들, 앞으로 걸어간 것 같은데 끝없이 뒤쪽을 향하여 있다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앞으로 앞으로 드센 바람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2.02 18:36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눈화장을 하는 여자'

    장대송(1962~ ),'눈화장을 하는 여자' 1호선 전철에서 젊은 여자가 눈화장을 한다 아이브라우, 지난밤 어떤 몸부림이었기에 흔들리는 차안에서도 손길이 저리 매끄러울까 얼마나 깊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31 18:26

  • 미당문학상 김기택 시인 네번째 시집 '소'

    미당문학상 김기택 시인 네번째 시집 '소'

    김기택(48.사진) 시인을 만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. '참 시인같지 않다'. 시인에겐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, 김 시인은 시인하면 으레 떠오르는 인상과 거리가 있다. 시인의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31 17:47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감자싹'

    최영숙(1960~2003), 「감자싹」전문 검은 비닐봉지에 싸여 찬방 속에 박혀 있던 세 개의 감자에 싹이 났다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킨다는 감자싹의 성분은 솔라닌이다 물에 녹지 않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30 18:29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흉터 속의 새'

    유홍준(1962~ ),'흉터 속의 새' 전문 새의 부리만한 흉터가 내 허벅지에 있다 열다섯 살 저녁때 새가 날아와서 갇혔다 꺼내줄까 새야 꺼내줄까 새야 혼자가 되면 나는 흉터를 긁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8 18:20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질주'

    김혜수(1959~ ) '질주' 전문 궤도 밖으로 이탈할 위험이 없는 생은 위험해 위태로운 믿음을 안전띠로 착용하고 너는 달린다 수많은 사람들을 추월하며 추월한 사람에게 다시 추월당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7 18:36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꿈이 없는 빈 집에는'

    이승욱(1956~ ), 「꿈이 없는 빈 집에는」 전문 꿈이 없는 빈 집에는 비스켓 하나라도 바스락거리면 너무 외롭다. 너무 황홀한 꿈이 비스켓 속에 타기 때문. 바스락거리는 비닐껍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5 18:41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바다의 아코디언'

    김명인(1946~ ), 「바다의 아코디언」 전문 노래라면 내가 부를 차례라도 너조차 순서를 기다리지 않는다. 다리 절며 혼자 부안 격포로 돌 때 갈매기 울음으로 친다면 수수억 톤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4 18:43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소금창고'

    이문재(1959~ ), '소금창고'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1 19:00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湖水近處(호수 근처)'

    김영태(1936~ ), '湖水近處(호수 근처)' 전문 그대는 지금도 물빛이다 물빛으로 어디에 어리어 있고 내가 그 물밑을 들여다보면 헌 靈魂(영혼) 하나가 가고 있다 그대의 무릎이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20 18:32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한밤을 건너가는 밥'

    이덕규(1961~ ), '한밤을 건너가는 밥' 전문 빈 그릇에 소복이 고봉으로 담아놓으니 꼭 무슨 등불 같네 한밤을 건너기 위해 혼자서 그 흰 별무리들을 어두운 몸 속으로 꾸역꾸역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18 18:45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겨울강'

    박남철(1953~ ), '겨울강' 겨울 강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돌 하나를 던져 본다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, 쩡, 쩡, 돌을 튀기며, 쩡, 지가 무슨 바닥이나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17 18:12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고통의 춤'

    최승자(1952~ ), 「고통의 춤」 전문 바람이 독점한 세상. 저 드센 바람 함대, 등 푸른 식인 상어떼. 반사적으로 부풀어오르는 내 방광. 오늘 밤의 싸움은 팽팽하다. 나는 그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11 18:34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'정든 땅 언덕 위'

    오규원(1941~ ), 「정든 땅 언덕 위」 전문 1 죽은 꽃들을 한 아름 안고 門 앞까지 와서 숙연해지는 들판. 그 언덕 위에 건강한 男子들이 휘두른 두 팔에 짤려진 채 그대로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10 18:28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물과 수련'

    채호기(1957~ ), 「물과 수련」 전문 새벽에 물가에 가는 것은 물의 입술에 키스하기 위해서이다. 안개는 나체를 가볍게 덮고 있는 물의 이불이며 입술을 가까이 했을 때 뺨에 코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09 18:34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꽃뱀 화석'

    고진하(1953~ ), 「꽃뱀 화석」부분 아침마다 산을 오르내리는 나의 산책은, 산이라는 책을 읽는 일이다. 손과 발과 가슴이 흥건히 땀으로 젖고 높은 머리에 이슬과 안개와 구름의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05 18:17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그믐이라 불리던 그녀'

    문태준(1970~ ), '그믐이라 불리던 그녀' 전문 옻처럼 검고 얼음처럼 차디차지만 얼굴에는 개미굴이 여럿 나 있지만 다리는 사슴보다 야위었지만 그녀의 너른 속뜰로 들어가 마음이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04 18:30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九龍瀑布(구룡폭포)'

    조운(1900~49, 월북), '九龍瀑布(구룡폭포)' 전문 사람이 몇 生(생)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劫(겁)이나 轉化(전화)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! 금강에 물이 되나! 샘도 江

    중앙일보

    2005.01.02 17:57

  • [ 시(詩)가 있는 아침 ] - '生'

    황지우(1952~ ), 「生」전문 구름을 뜯어먹는 구름염소, 느릿느릿 청계산으로 들어가네 가문비 나뭇잎 소란스러워지니 몸이 곧 채색을 감추려나 아주 옛날에 얻어맞은 자리가 또한 욱

    중앙일보

    2004.12.30 18:31